지식을 넓혀 주는
재미있는 추천 도서

내가 읽지 않은 책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책과 같다. 한 권의 책을 고른다는 것은 하루에도 수백 수천 권씩 쏟아져 나오는 책들의 홍수 속에서 단 한 권에게 존재감을 부여하는 행위와 다르지 않다. 그래서 책 고르는 안목이 중요하다. 그런데 안목은 많이 읽어야 생기는 힘이다. 일단 읽자.

음식과 관련된 세계사의 중요한 일화들로 꾸민 풍성한 식탁!
역사는 식탁에서 이루어진다
역사는 종종 식탁에서 이루어진다. 그래서 국가의 정상들이 만나면 만찬이 이어지고 비즈니스맨들도 ‘회의를 겸한 식사’를 한다. 이때 테이블에 오른 메뉴가 곧 ‘메시지’가 되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국빈 만찬 테이블의 ‘독도새우’, 남북정상회담 만찬 테이블의 ‘평양냉면’ 등도 허투루 오른 메뉴가 아니다.
<역사는 식탁에서 이루어진다>는 인류의 역사적 순간과 함께 하며 역사적 순간을 빛냈거나 혹은 망친 요리 50가지를 정리한 책이다. 기아나를 방문한 자크 시라크 프랑스 총리를 대접한 이구아나 요리에서부터 프랑스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대접한 개구리 뒷다리 요리에 이르기까지 서기 25년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2000년 세계사에서 중요한 순간들을 함께한 요리와 그 배경을 만나볼 수 있다. 더불어 독자들이 직접 음식을 만들어볼 수 있도록 레시피도 공개했다.
두 저자의 면면이 책의 내용에 더욱 신뢰감을 더해준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 연구원 마리옹 고드프루아와 루브르 랑스 박물관 수석 학예사 자비에 덕토. 이들은 프랑스 전역을 샅샅이 뒤지고 방대한 장서를 갖춘 뉴욕도서관과 워싱턴 의회 도서관의 문헌까지 꼼꼼히 살펴 수집한 자료들을 분리하고 정리해 미식 논평이나 흥미로운 해석의 근거가 있는 요리들을 선정했다.

문학 작품 속 음식 이야기
맛, 그 지적 유혹 – 책 속 음식에 숨겨진 이야기
주말 오후 마트 계산대에 늘어선 대기 줄이 길다. 줄이 줄어들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할 수 있는 일. 사람들의 쇼핑 카트 속 식재료들을 보며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짐작해 보는 것도 무료함을 줄이는 방법이다. 이럴 때 아주 유용한 책이 <맛, 그 지적 유혹>이다. 식재료만으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짐작할 수 있는 힌트들을 준다. 다양한 문학 작품 속에 숨겨진 음식들의 의미를 풀어내는 방식이 맞깔스럽다. 총 17개의 문학작품 속 음식 이야기를 통해 음식을 통한 문화적 계급 구분, 작품 속 시대적 상황과 분위기 등을 섬세하게 설명해 준다.
길리언 플린의 소설 <나를 찾아줘>에서 팬케이크를 먹고 맥주를 마시는 남편과 크레이프를 만들고 와인을 마시는 아내의 갈등을 통해 미국 사회의 심화되는 계층·지역 간의 차이를 설명해 낸다. 이언 매큐언의 소설 <토요일>에서 신경외과 전문의인 주인공이 가족을 위해 최고급 재료를 써서 생선스튜를 준비하는 과정은 현대의 전형적인 부르주아 계급에 속한 남성의 이미지를 대변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의 주인공 영혜가 기괴한 꿈을 꾼 뒤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은 아버지의 폭력적 지배와 남성 권력에 대한 거부를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두뇌만큼 마음이 진화하지 못한 인간을 위한 위로서
내가 우울한 건 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때문이야
인간은 우수한 두뇌 덕분에 진화한 종이다. 그런데 왜 마음은 두뇌만큼 진화하지 못한 것일까. 우리는 늘 사소한 일에 걱정하고 쓸데없이 불안해하고 엉뚱한 결정을 내렸다가 이내 후회한다. 도무지 제대로 된 것이라곤 하나도 없어 보이는 불안한 존재이다. 다 내 탓이고 내가 부족해서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하고 나면 더 우울해지고 작아진다. 이럴 때 마음의 위로를 주는 책 한 권. <내가 우울한 건 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때문이야>는 말한다. 이게 다 조상님 탓이라고.
정신과 전문의이자 신경인류학자인 저자가 진료실에서 만난 환자들의 치료 사례들을 근거로 신경인류학 가설을 하나씩 증명해 나가는 방식으로 쓴 책이다. 저자는 인간 마음의 비합리성을 설명하는 방법으로 진화론까지 동원했다. 즉, 아무리 인간이 지구에서 가장 발달한 종족이라고 해도, 그 조상의 연원을 찾아 올라가다보면 결국 침팬지와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있고, 그들이 남겨준 DNA들이 몸과 마음 깊숙이 남아 있다가 여전히 우리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 책은 강박 장애, 확증 편향, 자기기만 같은 개인 차원의 문제부터 결혼과 유전, 직장 생활까지 다양한 문제를 다룬다. 다 내 탓인 것 같아 마음이 우울할 때 한번쯤 펼쳐보면 마음의 위로를 얻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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