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비타민

거절의 기술
NO라고 말하고 싶어요

우리는 왜 속 시원하게 거절하지 못하는 걸까. 인간관계를 중시 여기는 우리 사회에서 거절을 하면 ‘인간성이 나쁜 사람’으로 매도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한몫할 것이다. 그러나 거절을 하면서 '덜 나쁜 사람'이 되는 법은 있다.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게 거절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비싸게 듣는 삶의 지혜,
NO하라!
미국 정신의학회는 한국인에게만 나타나는 정신과적 질병인 ‘화병’이 거절을 못 해서 몸에 독이 쌓여 생기는 병이라고 규정했다. 그만큼 우리는 거절에 서툴다. 실제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거절한 것에 만족한다고 답한 사람은 10명 중 1명에 불과했다. 심지어 2명 중 1명은 상대방의 부탁을 거절한 후에 미안함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거절한 것을 미안해 할 일이 아니다. ‘워런 비핏과 함께 하는 점심식사’를 아시는가.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해마다 자신의 점심식사를 경매에 부쳐 팔고 있다. 세계 각지의 기업가, 투자자들이 그와 점심 한 끼를 먹으며 지혜를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2018년에는 35억 원에 낙찰되었다.

그 비싼 점심 한 끼를 먹으며 워런 버핏은 어떤 삶의 지혜를 전수하고 있는 것일까. 실제로 지난해에 미국 경제 매체 CNBC가 과거에 워런 버핏과 점심 기회를 낙찰받았던 이들을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그가 남긴 중요한 교훈 중 하나가 'NO라고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수십억 원을 들여 얻을 수 있는 교훈이 바로 ‘거절의 기술’이었던 셈이다.

아마 못할것 같다고? 한국인들이 주로 구사하는 거절 화법의 특징은 애매함에 있다. 상대방 기분을 생각해 거짓말을 해서라도 핑계를 대는 것으로 말을 꺼내다가 말끝에 가서야 '아마도 못 할 것 같다'는 식으로 에둘러 표현하는 것이다. 상대방도 이게 거절이라는 걸 알아차리기 어렵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뒤끝이 개운하지 않다. 거절을 할 때는 첫마디부터 우회적인 표현으로 시작해서는 안 된다. 불필요한 기대를 하며 당신의 말을 끝까지 경청해야 하는 상대방을 배려한다면 처음부터 거절 여부를 밝혀주어야 한다. 너무 주저리주저리 설명이 길어지면 상대방에게 재부탁의 여지를 남길 수 있어 더 곤란에 빠질 우려가 있다.
무엇보다 거짓말로 핑계를 대는 것으로 상황을 모면하는 것은 금물이다. 거절의 기술은 거짓말의 기술이 아니다. “선약이 있다” “해야 할 일이 있다” 등 당신의 솔직한 상황을 있는 그대로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 훨씬 더 배려하는 자세이다.
이처럼 카네기의 일화만 보아도 이름의 중요성은 충분히 알 수 있다.

역제안으로
대안을 제시하라

도와주고 싶지만 상황과 시간이 애매할 때도 있다. 이런 경우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여 ‘지금은 이 일을 처리해야 해서 곤란하지만 OO부터는 가능하다’고 시간을 역제안하는 방법도 있다. 누구나 각자의 업무로 바쁘다는 걸 서로 아는 처지이므로 부탁하는 입장에서도 거절당한다 하더라도 상대방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혹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서나 기관 등에 대한 정보를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동료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단칼에 자르기 힘든 부탁도 있다. 이럴 때는 무턱대고 OK했다가 가슴을 치기보다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때도 두리뭉실하게 ‘생각해 보겠다’라고 하는 것보다 ‘하루만 혹은 일주일만 생각해 보고 답변을 주겠다’고 구체적인 시간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나는 거절 잘하는 사람? ‘거절 좀 하는 사람’도 반드시 짚어볼 것이 있다. 혹시나 나의 거절 방법이 상대방을 불쾌하게 만들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거절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태도다. 예를 들어 “이번 주말에 같이 등산할래” 라는 제안에 “에너지가 남아 도냐, 그 에너지로 일이나 좀 더 열심히 해. 업무시간에 졸지 말고.”라며 면박을 주는 식의 거절이어서 안 된다. 거절을 할 때는 상대방의 부탁이나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려는 마음가짐과 태도로 시작해야 한다. “멋진 제안이지만”, “함께 하면 정말 좋겠지만” 정도의 말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거절을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내가 이걸 거절하면 상대방이 나를 싫어하겠지’ 혹은 ‘관계가 불편해지겠지’라는 두려움이다. 이건 좋은 이미지로 남겠다는 이기심이다. 상대방을 생각한다면 가능한 한 빨리 당신 대신 다른 적임자의 도움을 받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오히려 ‘잘’ 거절하면 오해나 불쾌감 없이 더욱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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