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가정간편식 시장의 트렌드를 짚어 보다

CJ제일제당(주) 트렌드 전략팀
강수마 Specialist
1996년 12월 CJ제일제당이 출시한 무균포장 즉석밥 '햇반'은 대한민국의 식문화를 바꾸어 놓았다. 즉석밥은 밥맛이 좋지 않다는 편견을 깨뜨리며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햇반은 집밥을 대체하는 상품으로 굳건히 자리 잡았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간편하지만 영양적으로도 빠지지 않고, 맛도 좋은 가정간편식(이하 HMR · Home Meal Replacement) 시장이 날로 커지고 있다.

글. 노혜진
사진. 임준형

시장의 과거와 미래를 관찰하는 트렌드전략팀

CJ제일제당㈜에는 트렌드전략팀이라는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가 어떤 상품을 선호하는지, 그리고 현재 어떤 상품이 주목 받고 있는지를 분석하여 신제품에 대한 전략을 수립하는 부서이다. 트렌드전략팀 강수마 Specialist는 ‘트렌드는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쉽게 말해 우리의 생각이 바뀌는 것이 트렌드입니다. 소비자들의 장바구니에는 과거에 어떤 상품이 주로 담겼고, 현재는 어떤 상품이 주로 담기는지를 관찰하는 것입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제품은 어떻게 다른지도 알아보지요.”

현재까지의 HMR 시장 트렌드

“HMR은 예전에는 집에서 먹는 식사의 대체품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라면과 같은 의미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라면 역시 HMR의 한 종류거든요. 최근에는 식탁 트렌드가 바뀌면서 외식과 배달은 물론 간편하게 사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제품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 같은 HMR 시장의 성장 배경에는 과거와는 달라진 환경의 변화가 있었다. 부부 중 한 명이 직장을 다니고 한 명이 집안일을 전담하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에는 맞벌이 가정이 많아졌으며, 1인 가구, 2인 가구 등이 많아짐에 따라 많은 재료를 사서 직접 만들어먹기 보다는 간편하게 즐기는 식사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인식의 변화도 있었죠. 예전에는 외식은 특별한 일, 반찬을 사 먹는 일이나 밥을 사 먹는 일은 건강에 안 좋다는 인식이 있었죠. 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품질이 좋아지면서 무첨가 제품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과 같은 맛을 내기 시작하면서 사먹는 제품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습니다.”

맛은 유지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관건 ‘햇반’이 처음 출시됐을 당시 수개월을 실온에 보관해도 썩지 않는 밥으로 유명해 방부제 덩어리라는 ‘햇반 괴담’에 시달리기도 했다. 당시 집에서 한 밥을 먹었던 사람들의 인식으로는 몇 달 동안 품질이 유지되는 밥에 대한 의문이 많았던 것이 원인이다. “햇반은 개발 당시부터 쌀과 물 이외에 어떠한 첨가물도 첨가하지 않았습니다. 통상적으로 식품의 변질은 내부 미생물과 외부 산소 유입 때문으로 ‘햇반’은 전제조 과정에 무균화 공정을 도입하고 특수 패키징을 통해 제품의 변질 요인을 차단했습니다.

햇반의 경우처럼 과거 소비자들의 HMR 제품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이었다. 그 이유는 두 가지가 대표적인데, 바로 ‘맛(품질)’과 ‘안전성에 대한 선입견’이 그것이다.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보존을 오래 하기 위해서는 식감을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 식품첨가물 및 보존료를 넣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제품을 먹어본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통해 HMR은 맛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었죠.”
현재 출시된 HMR 제품의 맛은 어떨까? 현재 출시되는 HMR 제품은 맛에 대한 테스트를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가장 적정한 맛을 찾는다고 한다. 포장 용기의 발달로 보존료를 첨가한 HMR 제품 역시 사라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한다.
“원물 이외에 첨가물과 조미료 함량을 낮추고 조리된 제품만 담더라도 상하지 않을 수 있도록 용기와 포장 기술이 발달했습니다. 덕분에 어린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가족용 HMR 제품들도 많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블루오션인 시장, 더 커질 가능성이 높아

현재 가정간편식(이하 HMR)은 점점 커지고 있는 추세이며, 앞으로 성장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혼밥족, 혼술족이(혼식문화가 대체) 사회적 대세가 되면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혼자 사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이나 노인분들 사이에서도 HMR의 수요가 커지고 있습니다.” 요리를 하는데 투자하는 시간을 줄여 자신의 취미 생활을 즐기거나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등 여유시간을 활용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주52시간 근무와 워라밸의 확산으로 가정에 일찍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HMR시장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현재 기존 식품회사는 물론 점차 여러 식품회사들이 HMR시장에 진출했거나 프리미엄 가정간편식 개발을 통해 시장 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에게는 좋은 상품을 더 다양하게 알릴 수 있기에 시장이 확대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강수마 Specialist는 HMR시장은 앞으로도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한다. 현재 HMR 시장은 3조 1,000억 원의 규모(2018년 기준)로 추정하고 있고, 올해는 3조 9,000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CJ제일제당㈜의 대표적인 HMR식품인 햇반 역시 아직까지 접하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외부 전문 조사기관의 소비자 패널 기반으로 조사된 데이터를 구독한 결과 햇반을 한 번이라도 구입한 사람의 수는 18년 하반기 기준 39.4%입니다. 아직까지 구매할 수 있는 소비자가 많다는 얘기지요.”

CJ제일제당 트렌드전략팀은 앞으로도 소비자가 어떤 메뉴에 관심을 가지는지, 분석하고 판단하여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제품을 기획하는 것이 목표이다. 특히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 남아 있는 사 먹는 제품은 건강에 나쁘다는 인식을 타파하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한다. 더욱 맛있고 건강해질 HMR 시장이 어떻게 성장해 나갈지 기대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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