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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니즘,

기후변화도 지키고 지구를 살릴까

최근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방편으로 전 인류가 붉은 육류 섭취를 줄이고 식물성 식단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019년 8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50차 총회에서는 채택된 보고서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해 기후변화를 저지하려면 붉은 고기 섭취를 줄이고 통곡물과 채소, 과일 위주의 식물성 식단을 먹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면 세계 평균기온을 유지하는 데 인류가 들여야 하는 노력의 20%를 줄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축산업과 온실가스 배출량 온난화는 지금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위협인데, 인구는 증가하고, 1인당 육류 소비량도 증가하는 것은 온난화를 가속화하는 요인의 하나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통계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세계 축산업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 온실가스의 14.5%에 해당하는 7.1Gt(기가톤)이고, 이중 소고기를 생산하는데 2.9 Gt, 우유에 1.4Gt등 소를 통해 3분의 2를 발생시킨다. 과학자들은 2050년까지 육류 소비가 70% 늘어나게 될 경우 온실가스 배출도 92%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런 붉은 육류 섭취를 줄이면 더 좁은 면적의 토지에서 더 많은 식량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과 가축이 지구동물의 90% 차지 사실 이미 지구상에는 지구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인구가 살고 있다. 지구에 눈에 띄는 동물의 90%는 인간과 가축이다. 야생동물은 정말 줄어든 것이다. 예를 들어 1900년대에 이미 많은 호랑이가 살해되었지만 10만 마리 정도가 살았다. 지금은 4,000 마리에 불과하다. 반면에 2016년 우리나라에서만 소비된 닭이 약 8억 마리다. 그리고 매년 세계적으로 500억 마리가 넘는 닭이 소비된다. 야생의 호랑이는 놀랄 만큼 작고, 가축인 닭은 놀랄 만큼 많다. 이미 야생동물의 서식지는 특정 일부 지역에 한정될 정도로 지구의 대부분을 인간과 인간이 기르는 가축이 차지하였는데, 인구는 여전히 늘고 1인당 육류의 소비량도 계속 늘고 있다. 점점 한계에 도달하고 있는 것이다.

지구를 지키는 식물성 계란과 식물성 고기 그래서인지 최근 식물성 재료로 고기나 달걀을 대체한 제품이 과거와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의 푸드테크 기업인 저스트에서 만든 식물성 계란이 큰 관심을 받았다. 53개국에서 채취한 39만1000개의 식물 단백질을 분석하고 계란과 가장 비슷한 맛을 내는 녹두와 강황 등 10여 가지 재료를 골라 조합해 계란과 거의 같은 맛과 물성의 제품을 만든 것이다. 이 식물성 계란은 44mL를 만드는 데 필요한 물은 2.2L로 일반 양계에 필요한 139L보다 훨씬 적고. 두부(37L), 닭고기(184L), 돼지고기(255L), 쇠고기(656L)에 비해서 물 소비가 훨씬 적다. 그리고 44mL당 생산비가 4.9 센트로 낮춰 일반 달걀(8센트), 두부(8센트), 닭고기(8센트), 돼지고기(16센트), 쇠고기(23센트)에 비해 저렴하게 판매하겠다고 한다. 양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조류인플루엔자나 살모넬라균 위험이 적고, 살충제, 항생제를 쓰지 않아도 되는 점이 장점이라고 한다.

과거에는 이런 제품을 만들어도 싸구려니 짝퉁 또는 가짜라고 하면서 별로 관심이 없었을 텐데 최근에는 친환경과 채식이나 비거니즘(veganism)에 대한 관심이 늘어 이런 제품이 귀한 대접을 받고 투자도 활발하다. 이런 대체 계란이나 대체 고기는 환경보호, 동물복지, 건강 등의 이유로 고기를 섭취하지 않거나 섭취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선택이 되고 있다. 식물성 고기는 채소와 콩 등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만들어서 기존의 육류의 포화지방, 콜레스테롤이 적은 것도 장점이라고 하지만, 건강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최소한 지구환경에 도움이 되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골고루 섭취? 자연은 편식이 보편적 어떤 사람은 채식이 더 건강하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사람은 영양의 불균형을 우려하기도 한다. 우리는 항상 ‘골고루 먹어라’는 조언을 받는데 채식은 나름 편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연에는 편식이 더 많다. 초식동물이나 육식동물이 잡식동물보다 많고, 잡식동물이 초식을 한다고 해도 셀룰로스를 분해하는 것이 아니고 과일과 씨앗이나 일부 부드러운 잎 등 육식동물이라도 소화시킬 수 있는 부분만을 먹는다. 벌새는 꽃의 꿀물(당분)만 먹고도 살고, 흰개미는 죽은 나뭇잎만 먹고, 진딧물은 나무의 수액만 먹고 산다. 대왕고래는 거의 크릴새우만 먹고. 팬더곰은 대나무, 물개는 생선, 개미핥기는 개미, 코알라는 유칼립투스 입만 먹고 산다.  소와 말은 풀만 먹고도 강인한 힘을 내고, 육상에서 가장 몸집이 큰 코끼리도 초식동물이다. 지구 생명 역사상 몸집이 가장 큰 동물인 대왕고래는 크릴새우(남극새우)를 먹고 산다.

가장 치열하고 절박하게 식품 가공기술을 겨루는 시장으로 음식은 적응의 산물, 문화(진화)의 유산이지 절대적인 영양적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다. 몸에 필요한 적절한 영양분을 공급받는 것이 핵심이지 그 형태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셈이다. 고기를 대체한 제품은 앞으로 늘어날 것이다. 관건은 식물성 재료를 사용하였는지 또는 동물 세포를 추출해 배양해서 사용을 했는지보다 얼마나 환경에 부담을 줄이고 저렴하게, 기존의 고기에서 느끼는 맛과 향 그리고 식감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성장 잠재력이 큰 만큼 가장 치열하고 절박하게 식품 가공기술을 겨루는 시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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