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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나트륨 + 염소),

우리 몸에 가장 많이 필요한 미네랄

한국인은 나트륨(소금)을 가장 많이 섭취하는 나라 중 하나이다. 그래서 보건당국은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였고, 나름 성과도 거두었다. 하지만 여전히 권장량을 초과하고 있어서 우리는 항상 ‘나트륨을 적게 먹어라’, ‘싱겁게 먹어라’는 충고를 받는다. 그런데 과거에 소금은 정말 비싸고 귀한 대접을 받았다. 한 덩어리의 소금과 노예 1명과 바꾸기도 했다. 소금은 생존에 필수불가결하지만 과거에는 생산지가 한정되고, 가격이 고가여서 소금만큼 과세에 적합한 것도 없었다. 그래서 소금에 붙이는 염세가 한 국가의 조세수입의 절반을 넘기도 하였다. 소금, 짠 맛이 다가 아니라는 의미이다. 소금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

세상에서 가장 강력하고 맛있는 맛 우리가 지금 소금을 많이 먹는 이유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맛 성분이기 때문이다. 워낙 소금은 강력하고 맛있는 성분이라 요리에서 소금을 줄이면 맛의 즐거움이 그만큼 줄어든다. 맛에 대한 욕망을 줄이지 않고는 소금을 줄이기는 불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 몸은 왜 하필이면 그 많은 성분과 미네랄 중에 나트륨을 혀에서 느낄 수 있는 고작 5가지 맛 중에 하나로 느끼고, 소금이 부족하면 음식이 맛이 없다고 느끼는 것일까? 그 이유는 자연식품에는 항상 나트륨과 염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식물의 성장에는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질소(10,000), 칼륨(2,500), 칼슘(1,250), 마그네슘(800), 인(600)이 필요하다. 칼슘과 마그네슘은 토양에 충분하기 때문에 별도로 비료로 만들어 주지 않지만 질소(N), 인(P), 칼륨(K)은 부족하여 비료로 보충하는 경우가 많다. 식물과 동물(인간)에 필요한 미네랄 중에 가장 결정적으로 차이가 나는 것이 나트륨(Na)과 염소(Cl)이다. 인간의 혈액에 존재하는 미네랄(이온)의 86%가 나트륨과 염소이다. 세포 안에는 6.4%로 1/13만 있고 대신 칼륨이 많다. 칼륨이 55%, 인산이 23%가 들어있다. 식물 세포의 조성은 우리의 혈액보다는 체세포의 조성과 비슷하여 나트륨은 없고 칼륨이 많다.

코끼리가 소변으로 나트륨을 배출하지 않는 이유 식물은 칼륨만 있으면 충분하기 때문에 나트륨을 거의 흡수하지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의 식물에는 칼륨은 많지만 나트륨은 칼륨의 10%가 안 되는 작은 양만 있다. 우리가 흔히 먹는 식물에서 칼륨과 나트륨 비율(Na/K, %)을 확인해 보면 강낭콩(43/1160, 3.7%), 양배추(31/302, 10.5%), 오이(13/141, 9.2%), 상추(3.1/208, 1.5%), 양파 (10/137, 7.5%) 감자 (6.5/568, 1.1%), 고구마(17.8/296, 6%), 시금치(123/490, 25%), 생강(34/910, 3.7%), 밀가루(3.4/361, 0.9%), 쌀(6.3/113, 5.6%), 콩(0/1160) 등이다. 그러니 식물을 먹고사는 초식동물은 항상 나트륨이 부족 할 수밖에 없고, 나트륨을 확보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일단 흡수한 나트륨은 몸 밖으로 배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그래서 코끼리는 소변으로 거의 나트륨을 배출하지 않는다고 한다.

내 몸의 나트륨은 소중하다

우리 몸이 나트륨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고 아끼는지 알 수 있는 곳은 바로 콩팥이다. 우리가 섭취한 물과 미네랄의 90% 정도는 소변으로 배출이 되는데 그 과정은 정말 만만하지 않다. 콩팥은 체중의 0.5%에 불과한데 심장이 펌프질한 혈액의 20%가 콩팥을 통과한다. 다른 부위에 비해 40배나 많은 양이다. 그리고 콩팥에는 200만 개의 사구체가 있는데 사구체의 미세한 틈을 통해 하루 동안 펌핑한 1,700리터의 혈액 중에 180리터가 빠져나가 세뇨관으로 간다. 만약 이것이 재흡수가 되지 않고 그대로 소변으로 배출된다면 우리 몸의 혈액은 5리터 정도이므로 우리는 30분도 안 되어 피가 없어서 사망하게 될 것이다. 다행이 사구체를 통과한 180리터의 혈액의 99%는 재흡수되어 소변으로는 1.5리터만 배출된다. 그런 식으로 혈액 5리터를 하루에 36번이나 여과 되면서 재흡수가 되지 않는 성분은 혈액보다 36배나 진하게 소변에 농축되는 것이다. 콩팥은 대사과정에서 만들어진 노폐물을 제거하는 기능을 한다. 혈액이 강한 혈압으로 사구체를 지날 때 여과망의 틈이 미세하여 적혈구, 단백질, 지방 등은 큰 분자는 통과하지 못하지만 작은 분자 즉 물, 포도당, 요소, 미네랄, 노폐물 등은 틈새를 통과하여 배출된다. 노폐물만 골라서 배출하는 시스템은 없고 혈액의 저분자 물질은 죄다 배출한 후 꼭 필요한 분자만 재흡수하는 방식인 것이다. 물, 포도당, 나트륨, 나트륨이 반드시 재흡수하는 핵심 분자이다. 포도당은 100%, 나트륨은 99%가 재흡수가 된다. 소금은 사구체를 통해 하루에 1100g이 배출되는데 이것은 하루 섭취량의 110배의 양이다. 만약에 90%만 재흡수되고 10%가 배출되어도 우리는 하루에 100g의 소금을 먹어야 하는 셈이다. 실제 질병에 의해 알도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가 되지 않을 경우 이정도의 소금을 먹어야 생존할 수 있다. 그런데 혈관에 존재하는 칼륨은 나트륨의 2.8%에 불과하다. 그런데 하루 동안 소변으로 배출되는 양은 3.2g으로 나트륨 4.1g과 비슷한 양이다. 칼륨의 재흡수율이 나트륨의 1/28에 불과하여 소변의 나트륨 농도는 혈액의 0.6배 인데 비해 칼륨은 10.3배이다. 염소 많이 재흡수는 하지만 나트륨의 절반에 불과하여 소변의 염소농도가 혈액에 비해 1.5배 높다.

내 몸이 물을 흡수하는 이유는? 우리 몸에 소금이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적절한 삼투압을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혈액의 삼투압이 물보다 높기 때문에 우리가 섭취한 물이 몸 안으로 흡수되고, 세포의 삼투압이 혈액보다 높기 때문에 혈액의 수분이 세포 안으로 흡수된다. 우리가 바닷물을 마실 수 없는 것은 바닷물의 삼투압이 우리의 체액보다 3배나 높아서 우리 몸의 수분이 거꾸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건강을 위해 물을 충분히 마시라고 하는데 사실 내 몸 안에 소금이 없으면 그 물은 흡수가 되지 않는다. 충분한 물 만큼 충분한 소금의 섭취가 우리의 건강과 생존에 필수적인데 단지 우리는 너무 많이 먹고 있을 뿐이다. 흔히 나트륨을 줄이고 칼륨을 많이 먹으라고 하는데, 만약에 신장에 문제가 생기면 칼륨의 배출에도 심각한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칼륨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나트륨은 그나마 소금으로 일부러 첨가한 것이기 때문에 줄일 수 있지만 칼륨은 식물 자체에 나트륨보다 10배나 많은 것이라 줄이기가 훨씬 어렵다. 사실 나트륨을 줄여야 하는 사람은 짜게 먹는 사람보다 과식 하는 사람들이다. 과식하는 사람이 짜게 먹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똑같은 간의 음식도 적게 먹으면 소금도 적게 먹게 되고 칼로리 섭취도 적어져서 2~3배 효과적이다. 한국인은 평균적으로 나트륨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지만, 무작정 싱겁게 먹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질 필요는 없다. 만약에 트륨 대신 칼륨과 같은 다른 미네랄이 소금처럼 맛이 있었다면 우리는 그 미네랄을 과용할 것이고, 그로 인한 피해는 몇 배는 더 심각했을 것이다. 소금(염소+나트륨)은 우리 몸에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미네랄이고, 우리 몸에 흡수와 배출의 조절기능을 가장 잘 갖추고 있는 미네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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