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MIGHTY MICE!”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
김난도 교수가 말하는 2020,
“MIGHTY MICE!”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 김난도 교수는 쥐띠 해인 2020년을 아우르는 트렌드 단어로 ‘MIGHTY MICE(마이티 마이스)’를 제시했다. 수퍼맨 복장을 한 쥐가 양을 구하고 늑대를 혼내 준다는 내용의 만화 ‘마이티 마우스’처럼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모두가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자는 취지이다. 이 속에는 식품 업계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트렌드도 적지 않다. 특히 식품업계의 소비 트렌드로 라스트 핏 이코노미와 팬슈머 등을 꼽았다.

1. 2009년 이래 10여년째 <트렌드 코리아>라는 책을 발간하고 있습니다. 우선, 책에서 말씀하시는 트렌드란 무엇이며 우리가 이러한 트렌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교수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트렌드의 정의는 일정 범위의 소비자들이 일정 기간 동안 동조하는 변화된 소비가치에 대한 열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트렌드에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저희가 분석하고 있는 트렌드는 2~3년 정도 걸쳐 영향을 미칠 만한 현상을 살펴보는 편입니다.
아시다시피 한국 사회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성장을 이룬 나라입니다. 또한 한국 소비자의 특징 중 하나가 새로운 것을 잘 받아들이는 특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특성이 맞물려 한국에서는 트렌드가 빨리 바뀌는 측면이 있습니다. 소비자에 대한 변화된 소비 가치를 파악하지 못하고 기존의 관습대로 마케팅이나 사업을 지속할 경우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2. 지난 10여 년 간 교수님의 트렌드 분석이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에 대해 어떻게 자평하시는지요? 저는 <트렌드 코리아>가 한국 사회에 영향을 미쳤다기보다 그저 그동안 한국 사회의 변화를 포착하기 위해 노력해 왔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많은 분들이 <트렌드 코리아>를 기대하고 사랑해 주시기 때문에 책임감을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3. 2020년을 전망하는 <트렌드 코리아 2020>을 발간하셨습니다. 2020년의 소비 트렌드를 ‘MIGHTY MICE’라는 10개의 알파벳으로 압축하셨습니다. MIGHTY MICE라는 글자 속에 담긴 속뜻이 있다면 무엇입니까?트렌드란 무엇이며 우리가 이러한 트렌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교수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해마다 트렌드를 선정하기 전에 거시 경제를 살펴보는 ‘환경 스캐닝’이라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한국을 둘러싼 대내외 경제 상황을 살펴보았는데, 경제 전망이 밝지 않아 보였습니다.
이렇게 매년 경기가 좋아지지 않는 상황에서 한 명의 히어로를 기다리기보다 우리가 복수(MOUSE의 복수형 MICE)로 힘을 합쳐서 위기를 이겨내는 힘찬(MIGHTY)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MIGHTY MICE라는 표제어를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4. 2020년의 트렌드 키워드 중 식품, 먹거리 등과 관련이 있는 키워드가 있다면 무엇인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첫 번째로, 라스트 핏 이코노미입니다. 라스트 핏은 마지막 순간의 경험이 중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라스트 마일’은 원래 사형수가 집행장까지 걸어가는 마지막 거리를 뜻하는 말인데, 최근 유통업계에서 상품이 고객에게 전달되는 마지막 배송 접점을 의미하는 용어로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배송과 관련한 라스트 마일은 물론이고, 다양한 산업에서 고객의 마지막 접점에 대한 만족을 높이려는 시도가 눈에 띈다는 점에서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는 고객의 마지막 순간의 만족을 최적화하려는 근거리 경제를 ‘라스트 핏 이코노미(Last Fit Economy)’라고 명명했습니다.
라스트핏은 ①고객의 마지막 접점까지 편리한 배송으로 쇼핑의 번거로움을 해소해 주는 ‘배송의 라스트 핏’, ②가고자 하는 목표 지점까지 최대한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동의 라스트 핏’, ③구매나 경험의 모든 여정의 대미를 만족스럽게 장식하는 ‘구매 여정의 라스트핏’, 이렇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특히, 먹거리나 식품 산업에서 배송이 중요해졌다는 말은 너무 당연하게 들립니다. 식재료나 음식을 빠르게 배송함으로써 번거로움을 줄여주는 서비스가 중요하고, 여기에 더해 패키지나 포장을 예쁘게 혹은 친환경적으로 함으로써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팬슈머입니다. 팬슈머는 상품의 생애주기 전체에 직접 참여하는 소비자들, “내가 키웠다”는 뿌듯함에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구매하지만 동시에 간섭과 견제도 하는 신종 소비자들을 일컫는 말로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 제안하는 신조어입니다. 소유에서 경험으로 이동한 소비의 패러다임이 이제 다시 경험에서 ‘관여(engagement)’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관여 열기’는 선발과 양육, 기획과 제조, 유통과 홍보, 그리고 지지와 비판까지 시장의 전반적인 과정에 드리워지는 추세입니다.
특히 식품 업계는 소비자와 근접해 있는 분야라는 측면에서 소비자의 아이디어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시도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우리 회사의 상품에 남겨주는 리뷰나 코멘트를 실제 신제품 아이디어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소비자가 참여할 만한 여지를 주었을 때 팬슈머들은 내가 키웠다는 성취감과 동시에 제품과 서비스를 지지하는 팬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5. 소비 트렌드이다 보니 먹거리 관련 트렌드에도 관심이 깊으실 것 같습니다. 식품, 먹거리에도 소비자들의 트렌드에 변화의 추세가 있었을 텐데요, 2010년대를 돌아보았을 때 식품 업계와 소비자의 트렌드는 어떻게 변화해왔다고 분석하십니까?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되는 것은 식품이나 먹거리에 있어서 비주얼이 굉장히 중요해졌다는 것입니다. 특히 SNS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력이 생각 보다 매우 큽니다.
SNS에 인증하기 위해서는 맛보다 예쁜 색감이나 충격적인 비주얼이 더 중요해지는 거죠. 역설적이지만 요즘 뜨는 음식들, 간식들을 살펴보면 맛보다 비주얼이 중요하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얘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식품업계에서는 이러한 SNS인증 열풍 속에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작년 한 해만 보더라도 식품 업계, 특히 디저트 업계나 편의점 등에서는 거의 매일 신제품을 선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지속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꼭 신제품이 아니라도 마케팅이나 프로모션에 있어서 신선한 시도를 지속해 나갈 때 소비자 입장에서 신선하다는 느낌을 유지해 갈 수 있는 요인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글.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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