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12개 기업이 DJSI 월드지수에 편입, 8개 기업이 해당 분야에서 글로벌 최우수 기업 선정 

- 태국 증권거래소 지속가능투자지수 시가총액 상승률이 태국 전체 시가총액 상승률 앞서 

- 태국 주요 기업과 파트너십 구축을 위해 ESG개념에 대한 이해와 도입 필요  

태국 기업들에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은 이미 수십년 전부터 주요 경영방침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경영뿐만 아니라 친환경 및 지배구조 개선 등을 통한 지속가능 발전을 촉구하는 ESG 개념이 국제적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태국 정부와 상장기업 및 투자가들 사이에서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태국 증권거래위원회(The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SEC)와 증권거래소(Stock Exchange of Thailand, 이하 SET)는 기업의 ESG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해 관련 규정 및 지수를 개발함으로써 ESG 개념을 홍보하는데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태국 내 ESG 관련 인식 제고 및 투자 동향

찬차이 차이쁘라싯(Chanchai Chaiprasit) PWC 타일랜드 대표는 7월 초 온라인 뉴스 사이트 인포퀘스트(Infoquest)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지속가능한 상품 및 서비스 소비 트렌드가 각광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소비성향과 함께 태국 투자가들, 특히 상장기업들의 ESG 경영 보고서를 자본 투자 포트폴리오에 포함하는 기관 투자자와 펀드매니저 사이에서도 ‘지속 가능한 투자’가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찬차이 차이쁘라싯 대표는 태국 기업들은 아직 글로벌 기업만큼 ESG 도입에 적극적이지는 않으며, SET 상장기업에 한해 국제적 가치 판단 기준에 따른 지속가능경영 보고에 관심을 두고 수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태국의 ESG는 소수의 상장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으나 그 수준은 매우 높다. 2020년 기준 22개 태국 상장기업이 다우존스 지속가능신흥국 인덱스(Dow Jones Sustainability Emerging Markets Index)에 포함됐고 12개 기업이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ow Jones Sustainability Indices, 이하 DJSI)에서 월드지수(World Index)에 편입됐으며, 8개 기업이 해당 분야에서 글로벌 최우수 기업(Industry Leader)으로 선정돼 동남아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DJSI 월드지수는 유동 시가 총액 상위 2500여 개 글로벌 기업 중 경제, 환경 및 사회적 책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위 10% 내외 우수 기업을 선별하는 지수로 기업의 지속가능성 비교와 책임투자의 척도로 활용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2020년 17개 기업이 DJSI 월드지수에 포함됐으며, 이 중 4개 기업이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태국 금융시장 ESG 자산 규모 및 투자가치

SET에 따르면 2021년 6월 말 기준 태국 증권거래소 지속가능투자지수(SETTHSI Index)에 속한 기업들의 시가 총액은 지난해 12월 9조8000억 밧(약 342조7000억 원)대비 13.8% 상승해 11조1000억 밧(약 388조2000억 원)을 기록했다. 전체 태국 상장기업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16조1000억 밧(543조 원)에서 13.3% 성장하여 올해 6월 말 18조2000억 밧(636조5000억 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태국 지속가능투자지수 시가총액과 태국 전체 시가총액 상승률은 비슷한 폭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지속가능투자지수 시가총액 상승률이 전체 시총 상승률을 근소한 차이로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국 전체 시가총액(SET) 및 지속가능투자지수(SETTHSI) 시가총액 증가율 비교

(단위: 백만 밧)

주: 환율 계산 시 연평균 대미 기준환율 적용 (’18) 32.31, (’19) 31.05, (’20) 31.30

자료: 태국 증권거래소(SET)

금융조사기관인 Morningstar Research Thailand에 따르면 태국 내 ESG 관련 펀드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국 내 뮤츄얼 펀드는 5월 말 기준 48개로 순자산가치 560억 밧(약 1조958억 원)을 기록하며 2020년 말 대비 87.5%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2021년 상반기 총 자산가치 240억 밧(약 8393억 원) 규모의 20개 신규 개방형 펀드가 유입된 데 따른 것으로 태국 내 ESG 관련 펀드 자산 규모가 아직 크지는 않으나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대부분의 펀드는 여전히 글로벌 주식에 투자하고 있으며 15억 밧(약 525억 원) 상당 또는 ESG 펀드 순자산의 2.7% 비중에 달하는 15개 펀드만이 태국 대형주에 투자된 것으로 보인다.

2021년 5월 31일 기준 ESG 펀드 순자산가치

(단위: 백만 밧)

주: 환율 계산 시 연평균 대미 기준환율 적용 (’18) 32.31, (’19) 31.05, (’20) 31.30

자료: Morningstar Research Thailand

태국 ESG 평가 제도

태국 내 ESG 관련 제도 마련, 지수 운용 및 평가를 담당하는 기관은 태국증권거래소(SET) 이다. SET는 기업의 ESG 도입 장려를 위해 2015년 ESG 요건을 충족한 상장기업 목록인 지속가능투자(Thailand Sustainability Investment, 이하 THSI)를 발표했다. THSI 목록에 포함될 기업은 태국 상장기업 중 태국 증권거래소의 연례 지속가능경영 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CSA)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선별하며, 지속가능경영 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Criteria)와 기업적합성심의기준(Company Qualifications Criteria)에 따른 평가를 진행한다.

태국 지속가능투자(THSI) 평가 방식

자료: 태국 증권거래소 지속가능경영보고 사이트(SET sustainability)

지속가능경영 평가는 경제적 차원, 환경적 차원, 사회적 차원에서 기업의 경영 현황을 평가해 각 부문(Dimension)별 총점의 50% 이상을 획득하거나 평가 기간 중 DJSI에 선정된 기업을 후보기업으로 선별한다. 평가 항목은 각 8개 산업 그룹별 배경 및 주요 이슈에 따라 설계됐으며 세부 평가 항목은 지배 구조, 부패 방지, 공급망 관리, 서비스 및 품질 관리, 기후 변화, 에너지 및 수자원 관리, 인권 보호, 안전한 노동 환경, 위기 관리 등 총 29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태국 지속가능경영평가표

자료: 태국 증권거래소 지속가능경영보고 사이트(SET sustainability)

2015년 SET에서 처음으로 THSI에 대해 발표했을 당시 등록 기업 수는 51개사에 불과했으나 이후 2018년 79개, 2019년 98개, 2020년 124개로 점차 증가했으며, 현재 124개의 THSI 기업 시가 총액이 전체 757개의 상장 기업 시가 총액의 69%를 차지하고 있다.

2018년 SET는 시가 총액 및 유동성 부문 평가를 통과한 THSI 등록 기업의 가치를 나타내기 위해 SETTHSI(SETTHSI Index)를 개발했으며 연 2회(6월, 12월)에 걸쳐 평가를 진행한다. 2021년 하반기 현재 SETTHSI에 포함된 상장 기업 수는 77개로 상반기 73개에서 4개사가 추가됐으며 전년 동기 대비 19개사가 추가됐다.

태국 지속가능투자(THSI) 목록 내 주요 ESG 선도기업 사례

SET는 매년 THSI 기업 및 SET 지속가능경영상(SET Sustainability Awards) 수상기업들의 ESG 경영 사례를 수집하여 지속가능 발전쇼케이스 연례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지난 2년간 SET 지속가능발전 쇼케이스 보고서에 소개된 대표 기업 사례를 아래와 같이 소개한다.

1) 코로나19 위기 관리 능력을 인정 받은 비그림파워그룹(B.Grimm Power Public Company Limited)

비그림파워그룹은 1993년에 설립된 태국 에너지 산업 관련 기업으로 자원 개발, 금융, 건설 및 그린필드 발전소 등과 관련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사는 경제, 사회, 환경 및 지배구조 측면에서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가이드라인을 설립하고 경영활동이 이해관계자 및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책임경영을 실천하고있다.

비그림파워그룹은 2018년 사업부문별 대표로 구성된 지속가능경영위원회(Sustainability Management Committee)를 설립해 지속가능발전 노력을 전개한 결과, 2020년 경제, 환경, 사회, 지배구조 모든 측면에서 지속가능경영 성공사례를 창출했다.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물 사용량 26.1% 감축, 89.4% 폐기물 재사용 및 재활용, 사회적 책임 활동에 2억8300만 밧(약 83억 원) 투자 등이 있다.

비그림파워그룹 지속가능경영 체계(좌), 2020년 비그림파워그룹 지속가능성 우수사례(우)

자료: 기업 홈페이지

아울러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위기 분석 및 대처 방안을 포함한 장·단기 비상대책을 수립하고 코로나19 감염 예방 조치 및 직원 교육, 재택근무 정책, 방콕 사무소 및 발전소 운영 지속 방안 등을 시행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글로벌 경기 악화에도 불구하고 비그림파워그룹은 21% 매출 신장을 기록했으며, 4개 기관으로부터 5개의 지속가능경영 관련 상을 수상하며 위기대응능력을 인정받았다.

2) 고용평등과 사회공헌을 실천하는 비제이씨 그룹(Berli Jucker Public Company Limited, BJC)

비제이씨그룹의 전신은 1882년 설립된 주커시그사(Jucker, Sigg & Co) 로 1965년 비제이씨유한책임회사로 변경되었다. 해당 사는 태국 헬스케어 및 유통분야 대기업으로 태국 내 대형 유통채널 빅씨(Big C)를 운영하고 있으며 식품, 물류, 제약 관련 다양한 사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130년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비제이씨그룹은 오랜 기간 국내외 다양한 사업분야에 투자하면서 ‘인적자원’을 성공의 핵심요인으로 삼았다. 인종, 문화, 성별, 언어, 나이, 능력 등 직원의 각기 다른 배경에 상관없이 열린채용을 실시했으며 매년 ‘학습 및 자기개발 로드맵’을 통해 직원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2019년 비제이씨그룹은 지역공동체, 사회, 환경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며 산학연계 직업교육 프로젝트, 장년 인력 및 장애인 고용, 중소기업 대상 지식공유 행사 개최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2020년에는 태국 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즉각적으로 사업 연속성 관리, 사업 지속 계획, 비상 계획 및 복구 계획을 시행하는 한편 직원들의 고충을 지원하기 위해 수당을 늘리고 근무 환경 위생을 강화했다. 태국 소비자의 소비 성향 변화에 따라 유선 및 온라인 쇼핑 서비스인 ‘Call for shop’과 ‘Big C Shopping Online’ 주문 방식을 확대 실시하고 드라이브쓰루(Drive-Thru) 식료품 픽업서비스를 도입했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지역 사회 지원을 위해 태국 산업부의 생필품 판매가격 인하 프로젝트에도 적극 참여하는 등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경영 전략을 수정하고 시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3) 주거 공동체와 지역 사회를 위한 친환경 개발 혁신, 엘피엔개발그룹 (L.P.N. Development Public Company Limited)

엘피엔개발그룹은 1989년에 설립된 부동산 개발 회사로 중산층을 위한 주거단지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태국의 대표적인 주거단지 브랜드인 더룸피니, 룸피니스윗 등을 소유하고 있다. 그 밖에도 엘피엔개발그룹은 ‘커뮤니티 웰니스’ 정책에 따라 자회사인 엘피씨 서비스 앤 케어(LPC Service and Care)사를 통해 입주민 대상 에프터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엘피엔개발그룹의 사업 접근방식은 3-6-8-10 플랫폼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 지속가능한 개발을 의미하는 3Ps(Profit, People and Planet)와 6가지 그린정책 하에 8개 그룹의 이해관계자(주주, 고객, 직원, 사업 파트너, 이웃 공동체, 입주민, 건설노동자, 환경)를 만족시키기위한 10가지 핵심운영프로세스를 시행한다는 것이다. 특히 녹색건설표준(Green Construction Standard)을 통해 보다 저렴하고 효율적인 녹색 개발을 실현하고자 한다. 엘피엔개발그룹의 사업 접근 방식은 건물의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걸친 프로젝트 기획 및 자원 관리에 집중하되 그에 따른 가치 창출은 단순한 금전적 이익을 넘어서 지역 사회에 공헌 하는 것이라는 경영 이념을 실천하고 있다.

엘피엔개발그룹 3Ps 사업플랫폼 및 6가지 그린정책 구상도

자료: 기업 홈페이지

2019년 해당 사는 사무실, 공사현장 및 주거단지 전반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자 ‘2022 LPN 제로 폐기물 관리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아울러 2020년에는 기업활동에서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량을 측정하기위한 탄소발자국을 시행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에 상응하는 탄소배출권 구입을 통해 탄소중립을 시행하겠다는 계획에 착수했다.

지난 30년간 엘피엔개발그룹은 지속가능한 주거 개발을 통해 방콕 시와 근교 및 기타 지방 지역의 18만 가구에 저렴한 가격의 삶의 질이 높은 주거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지역 사회 발전에 이바지해 왔다.

인터뷰 및 시사점

팟티라 웡싸가윗(Phatteera Wongsaravit) SET 기업지속가능발전 부서 담당자는 KOTRA 방콕 무역관과의 유선 인터뷰에서, 지난 몇 년간 태국 상장 기업의 ESG 개념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SET는 2015년 ESG를 경영에 접목하고자 하는 다른 상장 기업에 벤치마킹 사례를 제공하고 지속가능한 투자에 관심 있는 투자가와 전문가에게 가시성을 부여하겠다는 2가지 목표하에 THSI를 도입했다. 아울러 THSI에 자발적으로 참가하는 상장기업들을 위해 평가 결과와 갭 분석(Gap analysis)을 제공함으로써 기업들이 ESG 실천 방안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매년 THSI 참가 기업과 등록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태국 상장기업들의 ESG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THSI 표준에 도달하기 위한 ESG 경영 현황 개선 및 정착 노력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태국 내 ESG 개념이 상장사들에게 단순 ‘트렌드’를 넘어서 ‘주류’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으며, 태국과 국제사회에서 향후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사례를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새로운 규정과 규제를 제시 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태국 기업들은 해외 사업 파트너들과의 협업을 지속하기 위해 능동적이고 보다 적극적으로 ESG 도입 노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바, 태국 진출 또는 수출을 희망하는 우리 기업들도 장기적 관점에서 태국 기업과 파트너십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ESG 개념에 대한 이해와 경영 도입 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태국증권거래소(SET), 태국증권거래소 지속가능보고(SET Sustainability), 태국증권거래위원회(SEC), S&P 글로벌, 현지언론 보도(Bangkok Post, Khaosod English, Prachachat, InfoQuest), 기업 홈페이지(B.Grimm Power PCL, BJC Group, L.P.N Development PLC) 및 KOTRA 방콕 무역관 보유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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